신앙시
사순절 기도
인간의 탐욕이 부른 가난한 땅
굶주리는 사람들이 저주받은 자들처럼 살아간다
그들을 보고 그들을 안아주는 사랑의 사도는 희망을 그린다
인간의 잔인한 살육을 흑백으로 조명하고
그들은 왜곡된 역사의 진실조차 규명하기를 싫어한다
마지막 때처럼 지구 정글을 파괴하는 문명의 이기
거대한 자본의 힘, 무기력한 저항의 땅
주여, 자연이 살아갈 땅
인간의 질서를 거부하고 바벨탑 문명이 정당화 되는 현실
정의의 진실이 이 땅위에 세워지게 하소서
자본으로 매수된 인격이 억압에서 해방되게 하시고
전쟁의 긴박감 속에서 포로된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이 땅에서 타향 땅으로 버려진 쓴 뿌리들이
갈바를 모르는 양처럼 외로움을 호소한다
인간의 탐욕과 범죄는 포악한 맹수의 가죽이 사냥꾼에게
벗겨지듯 자연앞에 드러난다
영혼의 포로된 자를 자유게 하시는 하나님
군림하는 영혼에서 가난한 노동의 영혼을 평등케 하소서
하늘의 단비 농지에 내릴 때 농부의 마음이 새 기쁨을 얻듯
성령의 단비 이 메마른 땅위 기름진 옥토 만드소서
동해바다 전쟁 긴박감 그치고 제주 강정마을
해녀의 평화로움이 해오른 평화 나누게 하소서
주님! 그 그땅의 고아와 여인들이 놀란 눈
흩어진 나그네처럼 살아갈그들에게
따뜻한 바라봄으로 그리스도의 고난을 함께 하며
영원한 부활의 생명으로 새 아침 햇살처럼 희망으로 오소서
주여! 에덴의 평화를 회복하게 하소서
이 땅과 가난한 메마른 광야에 살아가야 할 이 때
생명의 샘물 겨울 이기고 새 희망 봄기운 불어온다
사순절에 신앙시-2
서 재
해가 지면 달빛이 기다려지듯이
빈 서재는 그 누군가를 기다린다
누님이 책갈피를 세워주고
연변에서 온 처녀들이 공장에서
쉐타를 만들고
농민들의 씨알 소리들이
누렇게 변해 있다
유랑하던 아람민족들이
모닥불을 피우고
하늘의 별을 센다
사순절에 기도시-3
너희 안에
천국은 밭에 감추인 보화같다
천국은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같다
천국은 바다에 치고 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같다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낯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크다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이고
땅에서도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는 천국열쇠를 주리니
천국을 위하여 고자된 자도 있고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가 어려우니라
천국은 품꾼을 얻으려고 아침에 나간 집주인과 같다
천국은 아들을 위하여 잔치를 베푼 임금과 같다
천국은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처녀와 같다
여기 있다 저기 있다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안에 있다
신앙시-4
십자가
버림받은 자처럼 가시면류관을 쓰고
피를 쏟는 절규 들리는가
사형틀에서 고운 꽃을 피운 사람
그 십자가 불빛이
인생의 바다에서 파선한 이들에게
희망의 불씨로 피어난다
네온 사인이 늘어지고
녹슨 나사는 빠져
불빛이 어둠으로 잠잠하던 날
밤새도록 느티나무들이
바람소리 들리도록 서럽게 운다
예쁜 종이 달린 십자가 꿈꾼다
생명을 지켜주는 그의 외침
영원히
신 문
수많은 정보들이 가득한 신문
하얀 종이위에 진화된 인쇄술은
기계 문명의 변화를 보여준다
아침을 깨우는 신문은
밤 새워 노동한 땅방울이 스며있다
신문을 스크랩하여 공책에 붙이고
신문을 한 손에 들고 성경을 본다
어쩌면 너는 나의 친구
신문을 한 아름 묶어
새벽 아침 폐지 모으는
할머니에게 갖다 드린다
때로는 비올 때 모자가 되기도 하고
공원에 방석이 되기도 하는 신문
신문으로 상상의 생각그물 그려 보기도 하고
때로는 더위를 식혀주는
부채가 되어 주기도 한다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비 (0) | 2013.07.31 |
---|---|
키타 (0) | 2013.07.31 |
눈 쌓인 산속 실개천 (0) | 2013.02.09 |
새해 설날에는 (0) | 2013.02.08 |
눈 쌓인 숲속 나무와 돌, 샘물 (0) | 2013.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