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송현국
흑룡강, 하얼삔,심양에서
온 사람들
함박눈 맞으며
일하다 모닥불이 모여
손 발 녹인다
나는 화가였슈
나는 철도청 직원이었슈
나는 뻬이찡대 교수지요
수십 년 떨어져 산 누님
찾아 달라고 건넨 편지
닳고 누렇다
고랑 패인 얼굴에 눈물 흐르고
타들어 가는 담뱃재
바람에 흩날린다
아리랑 부르는 조선족
모닥불 빛으로 불그레한 얼굴들
눈 내리는 날
노동의 기억 살아난다
- 월간 문예사조 2003,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