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해체
송현국
태초부터 시험이 있었고
시험은 변화와 성장을 가져온다
대나무 한 마디 한 마디처럼
시험은 매듭을 짓게한다
시험이 없는 세상을 산다면
긴장없는 분방함이 있을 거야
성장이라는 산을 넘으려는 사람에게는
결정되는 순간을 지나야 하는 산을 넘어야 하겠지
흐르는 물을 막으면 넘치고 넘친다
일상을 망치는 감시자가 되면 어떻해
철새처럼 날아가는 모른채 눈감아 주는
감시자가 더 좋지 않을까
경험이 많은 감시자는 비바람을 맞은
바위처럼 서 있다
성실한 감시자는 수고하지 않는
핸드폰을 뺏고 주의를 주고 돌려준다
부정을 말하다가 역풍을 맞고 모든 일이
그르치기도 한다
울타리 안에는 불의가 있고
속임이 있고 지식전수가 있다
그것이 제도고 그 체제 그 국가에서
자기소리를 내는 사람은
모난 돌이 정맞는다고 쫒겨나기도 한다
그 세계를 이해하고 혜안을 지닌 사람은
자신의 세계를 보호하려고 움츠리는 선의의 가면을 만들까
“시험감독을 하는 순간이 지옥같다”고 어느 여 학부모가 넋두리를 한다
참 슬픈 현실이다 정글은 더 슬프다 생존하기위해 죽이고 죽고
아이들이 소풍가다가 물에 빠져 죽고 책임을 지려는 사람은 없다
자식을 위해 시험 감독을 해야하고 자식의 진로를 위해
이야기를하고 자료를 분석하고 방안들을 찿는다
울타리 안에는 질서가 있고 법이 있고 규휼이 있다
아이들은 기계가 아니고 선생님들은 가르치는 기계가 아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
학교가 사제지간의 정보다는 체제에 적응해가야 하고
친구들은 우정을 꽃피우는 동료애보다는 경쟁자이고
학교는 배움과 가르침과 놀이와 꿈이 어울려있다
일탈이 있고 훈육이 있고 기록이 남는다
시험지를 받자마자 책상에 엎드려 자는 척 자는 아이는 ‘철학적 해체’를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