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skyspring 2018. 6. 23. 14:56

아버지

송현국


오랜 세월 모질게 견디며 지내온 느티나무인가
저 먼 길 논길에서 누가 오는 걸까

아버지들은 몸으로
풍파를 견디며 살아갈 노동을 보여준다 
           
추석 날이 가까이 오는 계절,
농사짓는 우리네 아버지들은
서늘바람에 날리는 나뭇 잎들처럼 마음이 분주해 진다
행여나 누구 눈치 챌까
돌담에 뻗은 잘 자란 연호박을 점찍어 둔다,
명절에 내려온 아이들 주려고

추석날, 왜 그 옛 날 아버지 따뜻한 손길 떠오를까
추석전 날, 보름달만한 노란 배를 들고
나무 대문을 들고 오시는 아버지 기억 때문일거야
추석날, 가을 하늘을 보고 냇가 길을 걸으며
산소에 갔던 기억 때문이겠지

코스모스 핀 황톳 길을 걸으며 아버지는
"배우지 못한 한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지않다" 고 하셨어
고향 산길 걷던 가을 하늘아래
아버지의 구두는 자갈 길에도 빛이나고
아버지는 가끔, 양복을 자주 입고 다니셨어

술 잡수기를 좋아하신 아버지
낚시를 좋아하고 쪽대로 고기를 잡으로 다니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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