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꽂이
송현국
장마전선 북상하는 하늘은
이미 서럽게 메마른 땅들 정조준하기를 반복한다
상륙작전하는 해병대 포격처럼 이미
간헐적으로 물대포보다 더
강렬한 소나기로 저 땅에 쏟아질 것이다
우산꽂이에 칼을 꼽듯이
심령을 찔러 쪼개고 짓밟힌 꽃들이
소낙비에 씻기고 구름을 비집고 나온 태양이
간신히 살아남은 들꽃 그림자처럼
헝클어진 뒤안길 원망하고
타향 땅 설움 칼처럼 세워 살아야 하는 역사 길에
옹골지게 살아가야만 한다
백색 마스크로 눈만 내민 간호사들이
심장박동을 살리려 땀을 흘리고
비상한 방역 전쟁같은 병원들을 씻기려
소나기 빗물이 서서히
저 남부지장에서 북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