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에서 보내는 토요일 오후
송현국
여기, 로뎀나무에 기대어 성경봅니다
때로는 세계지도위에 걸린 십자가를 따라
존 낙스 도서관을 배회하기도하고
캘리포니아 캠퍼스를 걸어보리라
흑인이기에 버스 앞자리에
타지 못하고 백인에게 앞자리를 양보한
흑인소녀가 어긴 법의 굴레를
기자가 카메라에 담아 기사화하여
부시장이 해임되고
흑인도 버스 앞자리에 앉은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된
이야기를 다룬 동화책을 함께 보며
아들과 동화로 이야기 하는 토요일
“당신의 물동이에 있는 물을 좀 먹게 해 주세요”
“내 마시세요”
이삭과 리브가의 가정을 이루려 심부름하는
아브라함의 종처럼 낙타 열 마리 이끌고
메소포타미아 나홀성을 걸어봅니다
스위스 지도를 펴고
걸어다닌 종합병원이라고 하는 칼빈이 살던
제네바를 걸어보고 싶어라
비텐베르그 성당앞 문에 붙인 95개조 반박문을
읽어 봅니다
토요일 오후 큰 새우탕을 끊여놓고
저녘 을 준비한 아내에게 감사하며
감사기도를 하는 저녘 식탁에 둘러앉은 즐거움
아이들과 색종이로 만든 카드게임을 하고난후
자전거 타고 오는 교회 오는 밤길에 비친 가을 나무